[주선희,비움의 깨달음에서 의미를 부여하다] 주선희 작가의 초대전이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도자를 통해 부재와 비움의 차이에 관해 화두를 던진다.부재는 그곳에 있지 아니함이다. 비움이란 내용물을 비우거나 지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용물이 아닌 어떤일을 할때 목표에 대한 집착이나 강박없이 여유로움도 포함된다. 비움이 물질이 아닌 "자기비움(케노시스)"라 한다.우리 생각에 처음부터 없던 것이기에 부재는 ’무‘ 이며, 비움은 깨달음이다. 내가 가진 또는 소유한 것에 대한 고백이다.주선희 작가에게 부재 중이던 공간에 찾아온
정재은 작업은 일상의 공간에 대한 사유에서 시작된다.사람들의 울타리가 되고 인생의 시간을 담고 있는 건축적 공간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정재은 작가가 채집한 이상의 세계로 건너가는 가교일수 있다. 공간이란 투명하고 보이지 않은 이상의 세계에 가는 선과 한줌의 물감으로 채색된 오아시스 같다. 그래서 공간에 작가만의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의 마을에서 공유하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공간에서 공유한다. 가끔 영화의 장면처럼 스쳐지나 가는 사람들의 울림을 기억하는 것조차 공간 은 메모리 칩처럼 저장하여 그곳에 가면 여운처럼 느껴지는 것
평론가 신항섭씨는 서윤제 작가달항아리 도자기는 거의 보름달에 가까운 원형의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그 성형감각 및 기술이 예사롭지 않다. 기술자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가 하면 예술가로서의 감각이 돋보이는 것이다. 그 전체적인 모양에서 나오는 비례는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과 더불어 짐짓 수려하다. 이렇듯이 윤곽선이 만들어내는 외양은 우아하고 화려한 듯싶지만 전체적인 인상은 소박하고 소소하기만 하다. 이는 표면에 별다른 유약을 입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흙의 질감과 표정을 그대로 살리는 까닭이다. 서윤제 작가는 상감기법을 이용
존재의신비 #6162.0X130.3 Mixed media on canvas 윤미숙 (YOON MI SOOK) 작가 초대전이 금보성아트센터에서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작가는 자연에서 얻은 소중함을 기억하여 재해석하고자 한다. 보이는 사물의 물성과 내면의 자아 속에 숨겨 있는 더 크고 단단한 껍질을 벗어 버리고자 한다. 탈피를 반복하며 새로운 질서와 시간을 녹여 내는 성화되어 가는 고백과 같다. 불규칙한 무질서 속에 발화하여 폭발하는 자연의 질서에 는 계절처럼 순리가 적용된다. 윤미숙 작가는 잠자는 자연 속에 쉼없이 변화되는 찰나의
사랑가_mint (60.6cmx60.6cm)한지한국화물감 mixedmedia 2023 박성은은 동양적 재료에 서양적 필치를 세련되게 섞어내며 화면 속 요소들이 숨긴 기호적 메시지들을 연결하여 작가만의 서사를 풀어내는 작가다. 강렬하고 날선 호피(虎皮)가 뿜는 컨트라스트 위에 느긋하게 생동하는 여린 생명의 몸짓을 대비시키거나, 차고 기우는 달, 흩어지는 구름, 규칙 없이 흘러가는 바람과 시간을 정지된 장면 속 녹여, 관람하는 각자가 자유로운 시간성을 경험하는 틈새를 열어둔다. 신비한 색감의 호랑이들이 사는 신화적 세계는 수호자로서의
[2023년 상반기 비평심포지엄] 평협 [2023년 상반기 비평심포지엄]이 '신유물론적 전회 : 존재, 행위, 정치 그리고 문학'이라는 주제로 4분의 발표자(김은주, 김지은, 김미정, 임지연 선생님)와 2분의 토론자(안서현, 강지희 선생님)가 발표와 토론을 맡아서 아래와 같이 개최됩니다. ∎주제 : 신유물론적 전회 : 존재, 행위, 정치 그리고 문학 일정표13:00~13:05 개회사 : 오형엽 (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 [1부 : 신유물론적 전회-존재와 행위] (사회자: 남승원) 13:05~13:35 “비인간 전회의 지형과 신유물론:
-물감의 층리, 시간을 조형하다- 평론 고연수 추상, 전략적인 질료의 변주 그 누가 봐도 식별 가능한 현상 그대로를 성실히 묘사하여 공감과 소통이 수월하도록 제작된 시각예술은 편안한 시각에 평온한 마음을 허락하지만, 오롯이 질료적 물질의 고의와 우연을 넘나들며 합주되어 형상화한 판타지적 시각예술은 상당한 지적인 감흥을 요구한다. 봄직하고 경험했기에 대다수가 합의된 현상을 기술한 편한 작품엔 굳이 시각예술 이외의 방법으로 추가 설득할 필요도 없지만, 선험적 감각의 동원이 필연할뿐더러-부연설명도 배제되어야 하는-창작자와 감상자의 서로
[글, 여백을 그리다]■유하고 폭신한 시감각안에 담긴 치열 새하얀 캔버스에 말간 백자 달항아리가 둥실 있는 회화작품이 새초롬하게 비친, 작가 허정호의 작업을 첫 대면한 첫 느낌이다. 캔버스 안에 안정적인 구도로 안착되었다기보다 무심히 떠 있는 백자는 마땅히 가진 위풍스러운 모습으로 또렷하지 않지만 확실한 양감으로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단지 선명하지 않고 보얗게 보이기에 작가가 의도한 재현의 방식쯤으로 간주한 뒤 습관처럼 작품에 성큼 다가가면, 시각예술을 대할 때 늘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는 해도 예상 밖 감각적 공격(?)을 가하는
하나 된 픽셀 - 큐아르 코드와 픽셀의 변주로 실험한 디지털 자연 김성호(Kim, Sung-Ho, 미술평론가) I. 존재를 잉태한 큐아르 코드와 픽셀김푸르다의 전시는 'NFT, 하나 된 픽셀(pixel)'이라는 주제 아래 디지털 프린트와 페인팅이 결합된 형식의 평면 작업으로 펼쳐진다. 우리가 이번 전시에서 갖는 의아한 지점은 다음과 같다. 에디션이 가능한 ‘디지털 프린트’로 선보이는 작품들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으로 불리는 NFT를 어떻게 실현한다는 것인가? 컴퓨터 모니터의 화상을 구성하는 최소
-한국 조형언어를 찾다.- 홍익조각회 제1회 첫 창작지원선정된 조미영 작가는 시대의 시류나 조형의 조류에 휩싸이지 않은 언어를 반죽하는 작가를 선정했다. 폭력적 유행과 겁없는 표절 시대에 편승하지 않은 담담함과 깊음이 사고의 뿌리를 확장하였다.무수한 담론에 엮이지 않은 도도함이 아닌 지극히 단순한 자연과 대지.어머니.생명에 대한 본질을 각성하고 회복하는 방식은 재래식 같아 보이지만 허투르지 않은 치밀함은 회화에 있어 단색화의 미래로 보아도 손색없다.다시 말하건데 한국적 조형의 언어를 복원한듯한 작품들은 이제 한국의 미를 드러내도 될
에세이, 예술오래된 것들의 형상황정산이무웅 화가의 그림은 변화의 속도에 지친 우리의 삶을 위로해 준다. 그의 그림을 한 마디로 얘기하면 깊이 있는 단순함이다. 그의 그림이 보여주는 단순성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 편안한 위안감은 우리의 내면의 깊이에까지 도달하는 그런 것이다. 그 편안함은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오래되고 사라지지 않을 어떤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안도감에서 온다오래된 것들의 형상황정산우리는 모두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변화 속에서 살고 있다. 점점 커지는 변화의 속도에 따라 삶의 리듬도빨라지고 있다. 이 속
조각 강승주 초대전 이만주 / 미술평론강한 여성성(Feminism)과 신화(Myth). 강승주의 조각 작품들을 접하며 처음 받는 인상이다. 작품들은 여성의 섬세한 감각과 특유의 상상력으로 우리를 몽환과 먼먼 모계사회적 신화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예술가들 중에는 무의식의 저변을 메타포로 상징화하여 표현하거나 신화로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다. 조각가 강승주야말로 그렇다. 작품들의 외양이 주는 느낌은 다양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최면을 걸 듯 하는 괴기미(怪奇美, mesmerizing grotesque beauty)이다.그녀 자신은 이번 자
인문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회화적 조각’ 혹은 ‘조각가의 회화’― 양화선 조각전 에 대하여 곽효환_시인 1.제법 오래전 한 전시회에서 우연히 만난 조각 작품 앞에서 한참동안 걸음을 떼지 못한 적이 있다. 대지로부터 사선으로 솟아오른 소나무 브론즈였는데 간결하면서도 명징하게 특징을 표현한 자연스러운 솜씨도 솜씨였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소나무가 서 있는 대지가 한줄기 물길을 품은 책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책 위로 솟아오른 나무라고 해야 좋을지 소나무가 책에 뿌리내리고 솟아오르고 있다고 해야 좋을지 딱히 정의하기 어
배신의 미스터리와 그 희열— 금보성의 ‘한글회화’에 담긴 해석의 비밀 최 진 석 1.금보성 작가로부터 제62회 개인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연락을 받은 날 오후, 다른 일정을 모두 제치고 인사아트프라자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작년 말 그가 운영하는 금보성아트센터를 방문했을 때 대략의 작품세계와 화보들을 살펴보았던 터라 개인전까지 따로 가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작품에 대해 아는 것과 전시장에서 실제로 체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그의 부연은 묘한 여운을 남기며 나를 인사동으로 이끌었다. 정확히 말해, 그것은 논리적